파스칼 키냐르는 아침에 일어나면 손으로, 펜으로 쓴다. 오후가 되면 쓴 것을 컴퓨터 자판으로 두드려 다시 쓴다. 쓴 것을 인쇄하여 침대 곁에 두고 생각이 날 때마다 들여다본 후, 다음날 아침 수정을 하고, 오후에 다시 수정한 것을 자판으로 친다. 그리고 다시 인쇄한다.
"다시 쓰고, 다시 출력하고, 다시 수정하고, 다시다시 쓰고, 다시다시 출력하고, 다시다시 수정하고.... 이런 건 제 기쁨입니다."
키냐르가 공개한 그의 수정자들을 보면, 가령 아르고호 원정단원이 겪은 '세이렌'의 일화를 다루는 <부테스>에서 부테스가 세이렌의 유혹 소리를 참지 못하고 바다로 뛰어드는 장면은 이렇게 여러 번 고쳐진다.
1. Boutès est attiré dans la mer et dans la mort par le chant des Sirènes ;
부테스는 세이렌들의 노래에 의해 바다 속으로 그리고 죽음 속으로 이끌렸다.
부테스는 세이렌들의 노래에 의해 바다 속으로 그리고 죽음 속으로 이끌렸다.
2. Boutès est attiré dans la mer et dans la mort par l’écume d’Aphrodite et le chant des Sirènes ;
부테스는 아프로디테의 거품과 세이렌들의 노래에 의해 바다 속으로 그리고 죽음 속으로 이끌렸다.
부테스는 아프로디테의 거품과 세이렌들의 노래에 의해 바다 속으로 그리고 죽음 속으로 이끌렸다.
3. Boutès est attiré dans la mer par l’écume d’Aphrodite et dans la mort par le chant des Sirènes.
부테스는 아프로디테의 거품에 의해 바다 속으로 그리고 세이렌들의 노래에 의해 죽음 속으로 이끌렸다.
부테스는 아프로디테의 거품에 의해 바다 속으로 그리고 세이렌들의 노래에 의해 죽음 속으로 이끌렸다.
4. Boutès est celui qui, attiré par le chant des Sirènes, se noie dans l’écume d’Aphrodite;
부테스는 세이렌들의 노래에 이끌려, 아프로디테의 거품 속에서 익사한 자이다.
부테스는 세이렌들의 노래에 이끌려, 아프로디테의 거품 속에서 익사한 자이다.
키냐르가 최종 선택한 문장은 4번이다.
부테스 에 스뤼 끼, 아티레 파흐 르 샹 데 시렌느, 스 누아 당 레뀜므 다포로디트...
1번에서 2번을 거쳐 3번으로 4번으로 가는 동안 갑자기, 단연 변한 것은 리듬이다. 운율이다. 아폴로니오스는 세이렌을 이겨낸 오르페우스의 음악을 환기하지만, 키냐르는 오르페우스의 잘 조율된 악기 소리가 아니라 세이렌의 자연 소리가 더 치명적이라 본다. 그것은 분절성이 덜한 지속음이다. 세이렌이란 고막을 찢는 지속음이다. 덩어리를 파열시킬 만큼 강력한 지속음이다. 지속시키며 분절하려는 'et/그리고'가 4번 문장에서는 없어졌다. 그리고 단어의 재조합.
세이렌에 그치려던 묘사가 아프로디테로 이어졌다. 생과 사에 성이 삽입된다. 부테스는 -했다에서 부테스는 -한 자가 된다. 하나의 여파와 그 여파로 인한 결과가 뚜렷이 분간되면서 부테스의 행위는 죽음의 행위에서, 성적 행위로, 하여 생적 행위로 단언된다.
세이렌에 그치려던 묘사가 아프로디테로 이어졌다. 생과 사에 성이 삽입된다. 부테스는 -했다에서 부테스는 -한 자가 된다. 하나의 여파와 그 여파로 인한 결과가 뚜렷이 분간되면서 부테스의 행위는 죽음의 행위에서, 성적 행위로, 하여 생적 행위로 단언된다.
키냐르는 끊임없이 성과 생 사이의 막을 열어보인다. 관건은 고통을 감내하며 이어가는 것이다. 끊어서 절단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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